청룡문화제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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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보존위원장의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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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문화제보존회 홈페이지 개설에 즈음하여

한지역의 전통문화를 발굴 계승하여 간다는 일은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니라 하겠습니다. 발굴의 단계에서부터 재현은 물론 계승에 이르기까지 한 단계 한 단계 모두가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사실성 또는 고증 부분에 있어 신중을 기하여야 함은 물론 역사적 사실의 재연에 있어서도 치밀한 기획력과 연출력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참여자들의 유대관계와 이를 지켜 가고자 하는 의지가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지역과 역사의 상관관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전국이 모두 조선 땅이었고 600년 동안 통일된 나라였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지역별로 전해오는 문화는 분명히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경주나 경상도 쪽으로 가면 조선의 분위기보다는 신라의 분위기가 압도적이며 부여, 공주와 충청, 전라 지역으로 가면 백제 문화의 분위기가 전통문화의 전체적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조선의 도읍지로 600년 이상을 이어온 서울에서는 자연스럽게 조선시대의 전통문화 흔적이 남아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지역적 특색을 가진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일이야말로 우리나라 전체의 역사와 문화의 계승 발전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 할 것입니다.

여러 전문 사학자나 연구가들에 의해 우리의 역사나 전통문화가 면면히 그 맥을 이어오고 또 발굴 계승되어 왔다고는 하나, 아직도 지난날 살아온 선조들의 삶의 페이지 페이지마다에 서려있는 행간의 의미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일찍이 용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시작한 것이 오늘날의 청룡문화제로 자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용 문화는 한·중·일 3국뿐 아니라 이미 유럽에서도 신화나 전설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이며, 이는 다양한 이야기로 남아 오늘날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즐기는 게임의 소재로도 매우 많이 활용되는 부분입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신화적인 요소를 즐기고 또 이는 민간에서의 신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 할 것입니다. 때문에 청룡문화제는 우리의 전통문화 콘텐츠 중 하나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너무도 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문화산업의 기초를 제공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과거 우리나라나 중국에 비해서 일본은 용에 대한 문화마저도 자기들이 함부로 가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일본 국왕은 용포 한 번 제대로 입어볼 수도 없었다는 사실을 실로 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제 식민지시대에는 우리의 용 문화를 말살하려고 혈안이 되었고 그런 흔적이 전국에 남아있습니다. 예컨대 용 자가 들어간 땅 이름을 바꾼다거나 용혈의 정기를 끊기 위해 쇠말뚝을 박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용 문화의 원류를 찾아 연구, 발굴, 재현해 내려는 노력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동대문구 지역 전통문화의 특색을 들라면 관혼상제 중 제례 부분의 전통이 가장 많이 전해져 오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지역 제기동이 조선시대 나라의 제사 터였으며 이곳에 선농단을 비롯해서 동방토룡단, 우사단, 운사단 등이 있었기에 제터마을이라고 명명된 사실을 세종실록 지리지를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능, 원이 많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제례는 하늘에 감사하고 자연에 순응하며 인간 본분을 지켜가려는, 그렇게로 평안과 발복을 기원하는 마음의 예식입니다. 인간시대 이후 가장 오래된 의식 중의 하나가 제례이며, 이는 앞으로도 어떤 형태로든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어느새 스물세 살의 청년기를 넘긴 청룡문화제가 갈 길은 아직도 요원하며 많은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동대문구의 대표적 주민 참여형 행사로써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지역적 사정으로 말미암아 초등학교 운동장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였던 청룡문화제가 지난 2012년부터 열린 공간인 용두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거행하게 된 것이 그나마 원류를 찾아가려는 첫 번째 몸부림이었다면, 이제는 우리가 사명감을 가지고 서울의 희귀한 전통문화를 이어간다는 자부심과 긍지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지극히 빈약한 동대문구의 문화를 전통으로 채운다는 것에도 그 의미는 충분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청룡문화제는 또 다른 변신을 모색하여 지역과 관내 대학과의 연계를 통하여 동대문구의 새로운 민속학적 자산으로 구축하여 가고자 합니다.

비록 작고 보잘것 없으며 거창하지는 않으나, 계획부터 결산보고서까지 그동안의 행적을 사실적 자료에 입각하여 상세히 기록하였기에 떳떳하고, 또 변모된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고 봅니다. 23년 동안 행사의 모습과 그동안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작은 행적을 추억할 수도 있는 기록이 될 것입니다.

모쪼록 오늘의 작은 기록도 내일에는 역사가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이 남기를 기대하며, 청룡문화제는 그 어떤 정치적·종교적·재정적인 논리에서 벗어나 우리가 지켜가야 할 소중한 우리의 문화적 자산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문화를 함께 지키시다 먼저 작고하신 모든 영령 앞에 머리 숙여 감사를 올리며, 맨 처음 행사를 함께 해주신 주민 여러분과 23년을 하루같이 함께 청룡문화제를 위해 땀 흘리신 보존위원회 여러분들, 그리고 애써주신 동대문구청장님과 관계자 여러분, 또 국회의원님, 서울시의원님, 동대문구의원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署 名

2026. 06.

청룡문화제보존위원장

전 동대문문화원장

김 영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