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문화제는 단순한 가을 한 차례의 행사가 아니라, 지난 35년 동안 지역 주민과 함께 이어온 살아 있는 전통문화 교육의 장입니다. 보존회는 행사를 통해 책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우리 동네의 역사와 의례를, 가족과 이웃이 함께 체득할 수 있는 자리를 한 해 한 해 만들어 왔습니다.
1995년 동부교육청 관내 초등학교 3학년 사회 교과서에 '용두문화제'가 수록된 일은 청룡문화제 교육 활동의 첫 결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후 동대문구와 중랑구의 어린이들은 학교 정규 수업에서 자신이 사는 동네에 600년을 이어온 청룡 문화의 흔적이 있다는 사실을 만나며, 우리 지역의 역사에 대한 자긍심과 정체성을 함께 키워 가고 있습니다.
매년 10월, 청룡문화제는 용두근린공원에 모이는 주민 누구나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가족 참여형 행사로 진행됩니다. 어가행렬을 따라 걷고, 동방청룡제향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국악과 민속놀이에 손을 보태는 과정에서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우리 지역의 의례 전통을 몸에 익히게 됩니다. 책으로 읽는 역사가 아니라, 한 해의 가을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자기 동네의 풍경으로 전통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보존회는 행사 운영에만 머무르지 않고, 조선왕조실록과 서울시사 등 1차 문헌을 직접 조사하여 청룡문화제의 역사적 정통성을 학술적으로 정립해 왔습니다. 2002년 김영섭 보존위원장의 '한양의 용 문화와 오방토룡제' 논문이 문화관광부 향토사료 논문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은, 보존회의 활동이 단순한 재현을 넘어 지역사 연구의 학술적 토대까지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기간에는 외국인 관람객이 참여하는 국제적 전통문화 행사로 주목받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도 동대문구를 대표하는 문화행사로 소개되어 왔습니다. 지역의 어린이부터 외국인 방문객까지, 학계의 연구자부터 한 해 한 번 가족과 함께 찾아오는 주민까지 — 청룡문화제는 다양한 세대와 배경의 사람들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만나는 공통의 자리를 제공합니다.
전통은 책 속의 활자가 아니라 매년 같은 자리에서 반복되어 익숙해지는 풍경 속에서 비로소 살아갑니다. 청룡문화제 보존회는 35년 동안 그 풍경을 만들어 온 작업이 곧 가장 자연스럽고 지속 가능한 전통문화 교육이었음을 자부하며, 앞으로도 학교와 가정과 학계 사이에서 그 다리 역할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